닛케이 "韓 코로나 지원금 신속 지급, 일본도 배워야"
닛케이 "韓 코로나 지원금 신속 지급, 일본도 배워야"
  • 김정호 기자
  • 승인 2020.05.29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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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오후 대전 중앙시장 상가에 긴급재난지원금 카드사용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국의 신속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체계를 일본도 참고할 만하다는 지적이 현지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9일 '한국 코로나 지원금 2주 만에 97% 완료, 스피드 지급의 비결은?'이란 제목의 스즈키 소타로(鈴木壯太郞) 서울지국장 명의 온라인판 칼럼을 통해 "한국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시작한 지 불과 2주 만에 97%에 대한 지급이 완료됐다. '특별정액급부금'(1인당 현금 10만엔) 지급을 놓고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일본과 정반대"라며 이같이 밝혔다.

스즈키 국장은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일본이) 같은 방식으로 할 순 없더라도 업무 분산을 막는 방법 등 참고할 점이 있을 것"이라며 신용카드 회사의 인프라 활용과 Δ지원금 신청 '요일제' 도입 등을 그 예로 들었다.

현재 한국에선 신용카드 포인트나 선불카드·지역사랑상품권 등의 형태로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 자료를 보면 지난 27일 기준으로 카드를 이용한 지원금 사용이 67%로 선불카드(10%)·상품권(7%)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이에 대해 한국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정부는) 지원금을 즉시 지급하고자 하고, 또 그 돈이 중소사업자에게 가게 하려 한다. 이런 정책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고 있는 곳이 카드업계였다"고 말했다고 스즈키 국장이 전했다.

스즈키 국장은 "한국에선 김대중 정권이 탈세방지를 위해 카드결제 소득공제 확대 등의 촉진책을 진행한 이래 대부분 '캐시리스화(化)'가 실현돼 일상생활에서 현금을 쓸 일이 별로 없다"면서 "일본은 아직 현금을 쓰는 게 편하지만 (한국의) 카드사 인프라를 활용한 지원금 지급은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지난 19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스즈키 국장은 또 "(한국의 지원금은) 저축으로 돌릴 수도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작은 사치'를 누린다. 가게 주인들도 '매상이 늘었다'며 안도하는 표정"이라고 한국 내 분위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일본에선 앞서 '특별정액급부금'을 현금으로 지급할지, 상품권으로 지급할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09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당시에도 전 국민에게 1인당 1만2000엔(약 14만원)의 현금을 지급한 적이 있지만, 상당수 국민이 이를 저축하는 바람에 소비 진작 효과는 미미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스즈키 국장은 또 "한국은 지원금 지급뿐만 아니라 관민(官民) 인프라를 활용한 코로나 대책이 재빠르다"며 Δ질병관리본부와 경찰·여신금융협회·이동통신사·카드사를 연계한 '역학조사시스템과 Δ스마트폰 QR코드를 활용한 유흥시설 방문자관리시스템 도입 등을 소개했다.

스즈키 국장은 "한국의 방식이 모두 옳다고 할 순 없다. 일본은 프라이버시 문제 때문에 도저히 할 수 없는 것도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일단 해보고 문제가 생기면 달리면서 궤도를 수정하는' 한국식 스피드와 유연성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일본식 보다 위기대응에 유효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현재 일본 정부는 각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온라인과 우편으로 특별정액급부금 지급 신청을 받고 있는 상황.

그러나 일본에선 지자체가 보유하고 있는 세대별 주소지 정보와 은행계좌 등 금융정보가 연동돼 있지 않은 데다, 온라인 신청시 오류나 중복 신청을 걸러낼 수 있는 장치가 없어 담당자들이 수작업으로 일일이 확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일부 지자체는 특별정액급부금의 온라인 신청 자체를 아예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