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곧 바닥" 전국이 난리…대한민국 물류 '올스톱' 위기(종합2보)
"요소수 곧 바닥" 전국이 난리…대한민국 물류 '올스톱' 위기(종합2보)
  • 오시림 기자
  • 승인 2021.11.05 23: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소수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는 4일 오후 경기 부천시 한 요소수 제조업체 출입문에 요소수 판매 중단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1.11.4


요소수 부족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움직이게 하는 '물류'가 멈춰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도 매일 회의를 열어 재고 물량 등을 확인하겠다며 비상 수급 점검에 나섰지만 뽀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이미 전국 각지에서는 요소수 부족으로 아우성이다. 각 지역 판매처마다 보유했던 요소수가 소진된 상황에서 사재기 현상이 일고 있다.

청와대를 비롯해 각 부처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당장 요소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대안은 아직 없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지금과 같이 수출제한을 이어갈 경우 한달 내 국내 요소수 재고가 바닥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는 5일 국내 요소수 수급 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주도로 청와대 내 비서관실이 공동 참여하는 TF(태스크포스) 팀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TF는 요소수 수급 안정 시까지 일일 비상점검체제로 운영되며 경제·산업·국토·농해수·기후환경·외교 등 관련 분야별로 주요 대응실적을 점검하고 대응계획을 논의하게 된다.

일각에선 이번 청와대 TF 구성이 뒤늦은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이미 지난달부터 요소수 부족에 대한 지적이 나온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의 대응 회의와 업계 간담회가 있었지만 공급난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환경부가 신업용 요소 및 요소수를 차량용 요소수로 제조해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대기환경과 국민건강 영향에 관한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분석결과도 이달 셋째 주는 돼야 나온다는 점에서 확실한 대책으로 보긴 힘들다.

요소수는 2016년 이후 제작된 경유 차량에 의무적으로 장착되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들어가는 소모제다. 물류 업무에 사용되는 트럭을 비롯해 발전, 산업 등에서 매연을 저감하는 용도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중요도가 높다.

최근 중국이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에 대해 수출 전 검사를 의무화하면서 국내에서 품귀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요소를 생산하는 중국이 호주와의 갈등으로 석탄 공급이 부족해지자 자국 내 수요를 우선 충족시키기 위해 '수출 전 검사 의무화'를 통해 수출을 제한하면서 요소 공급난이 촉발됐다.

 

 

 

 

 

정부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요소수의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는 가운데 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자원회수시설에서 관계자가 요소수 공급장치를 점검하고 있다. 요소수는 차량용 외에도 발전소, 소각장, 석유화학이나 시멘트 공장의 일부 공정에도 사용된다. 2021.11.5/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몸값 오른 요소수, 제주서는 도난 사고까지

요소수 공급난은 전국으로 확산 중이다. 최근 대구지역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 10곳중 6곳 이상이 요소수 공급난으로 차량 운행을 곧 중단해야 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5일 대구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요소수 품귀현상과 관련해 262곳을 상대로 긴급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29.8%가 ‘현재 요소수 (부족)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으며 46.9%는 '장기화할 경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격에도 요소수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국내 최대 항만인 부산항도 위기에 처했다. 부산항의 화물을 운송하는 화물차 1만 2000대 가운데 60%인 7200대 정도가 요소수를 사용하는 차량이지만, 시중 주유소에서 요소수를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수출입 컨테이너 물동량의 75%를 처리하는 부산항에서 트레일러의 화물 운반이 중단되면, 수출입 산업 전반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요소수 구하기가 힘들어지자 도난 사건까지 발생하고 있다. 제주 시내에서 요소수 유통을 하고 있는 A씨는 최근 창고를 둘러보다 보관중인 요소수 30통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전날 늦게 요소수를 주문한 고객이 있어 공급하고 다음날 창고를 찾았는데 문이 열려 있었다"며 "보관 중인 요소수가 밤 사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직접 경찰서로 도난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중고거래 시장에서 웃돈을 요구하는 경우는 이제 자연스럽기까지 할 정도다. 한 온라인 중고마켓에는 요소수 10ℓ 한통의 거래가격을 5만원부터 10만원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평소에는 주유소에서 1만2000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다.

 

 

 

 

 

 

 

요소수 공급 부족으로 건설업계가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5일 오후 서울의 한 레미콘 공장에서 관계자가 레미콘 차량에 요소수를 주입하고 있다. 건설 현장에서 레미콘, 크레인, 굴삭기, 롤러 등 중장비에서 요소수가 사용된다. 요소수 공급난은 중국이 원료인 요소의 수출을 제한했기 때문인데 사실상 중국이 수출 규제를 풀지 않을 경우 지금과 같은 공급난이 수개월 이상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21.11.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유럽도 공급난, '공적 마크스' 노하우 활용

요소수 공급난을 위해 정부는 중국 이외 다른 공급선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유차 비중이 높은 유럽에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요소수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탓이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화학기업인 바스프(BASF)가 올 9월 독일 루트비히스하펜과 벨기에 앤트워프 공장의 요소수 생산을 중단했으며 슬로바키아 인근에 있는 유럽에서 가장 큰 요소수 공장도 지난달 요소수 생산을 감축했다. 유럽은 천연가스에서 요소를 추출하는데 최근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다.

그 결과 유럽에서도 요소수 부족에 따른 공급망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크리스마스 쇼핑 성수기 전 최악의 상황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해외 수입 이외에 공급을 확대할 방도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는 수입처 다변화를 발빠르게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마스크 품귀 현상 당시 산업부가 필터용 부직포(MB필터)의 해외 공급처를 찾아 공공 구매를 통해 국내 공급을 늘렸던 방안 등을 이번에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이미 지난달 중순 중국이 요소 등 석탄 관련 제품에 대한 수출을 제한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상황이었다"며 "중국 외 수입이 가능한 다른 나라가 있는지 빠르게 파악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