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골로 온 '동해별신굿'
남산골로 온 '동해별신굿'
  • 김순아 기자
  • 승인 2022.12.14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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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산국악당 기획공연 풍성~~
방지원의 '동해 Universe' 공연
방지원의 '동해 Universe' 공연

방지원의 동해 Universe’는 동해안별신굿을 편안하게 푼 국악 퍼포먼스다.

최근 국악이 때론 참신하게 때론 엉뚱하게 여러 얼굴로 우리에게 선보이고 있다.

머물러 있지 않고 시대와 대화하며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게 문화의 힘이다.

방지원은 공식적으로 국가무형문화재 동해안별신굿 이수자이며 전통의 본질에

기반한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모토로 삼고있는 타악연주자이다.

어릴적 전통예술의 원형에 대한 호기심을 계기로 굿판을 찾아가 현장을 기록하고

굿을 배우고 익혔다. 보이지 않는 존재를 향해 마음을 모아 기원하는 다원예술인

굿을 바탕으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장르의 경계를

무너뜨린 새로운 작품 중 하나가 동해 Universe’이다.

공연은 우리에게 익숙한 동해안 풍경이 스크린에 펼쳐지면서 시작된다.

그렇다. 언뜻언뜻 본 듯한 그 바다 그 바람 그리고 별신굿 현장 분위기를 무대로

끌어온다. 당맞이, 남대놀량, 삼오동갱, 드렁갱, 동해 미살풀이, 별신화청, 석나발,

깊은바다 저물가에, 초망자, 회송, 노짜 등 굿의 전통적인 모양을 갖추면서도

자유스러운 분위기의 노래, , 연주가 어우러지고 친절한 설명이 곁들여진다.

요즘 세상 이야기를 섞어가며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과 호흡하는 구성도

왜 동해안별신굿을 남산골까지 몰고 왔을까에 대한 답을 해준다.

다만 젊은 사람들이 알아듣기 힘든 노래가사 등에 자막을 달아준다거나 한 발짝

더 친절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실내연주의 특성상 호적 등 우리 악기들의 소리가

지나치게 커 오히려 섬세한 느낌을 못살리는 아쉬움이 있었다.

별일이 다 일어나는 세상에 달래야 할 혼도 많고 빌어야 할 일도 적지 않다.

서울남산국악당 2022년 연말 기획공연을 찬찬히 볼 일이다.

다사다난한 연말에 우리 소리로 마무리를 하는 뜻 깊은 공연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