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땀 눈물' 대한민국 전기압력밥솥 이야기
'피 땀 눈물' 대한민국 전기압력밥솥 이야기
  • 도회 편집위원
  • 승인 2020.09.23 1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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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 전기압력밥솥
쿠쿠 전기압력밥솥

 

 

집에서 쓰던 전기압력밥솥이 고장이 나서 수리를 했다.

전기압력밥솥 서비스센터를 찾으려고 여기저기 검색하다가 소형주방가전인 전기압력밥솥의 제조기술을 달리 보게 되었다.

사실 전기밥솥 제조기술을 별로 대단한 기술이 아니라고 우습게 여겼다.

몇 년 전 중국 정부가 중국인들이 한국 관광을 가서 면세점에서 너도나도 한국의 전기압력밥솥을 사 오는 행태에

자존심이 상해 전기밥솥 굴기를 거론하였다.

이에 샤오미가 나서 일본 산요 전기밥솥 개발부장과 애플, 모토로라, IBM 하드웨어 개발자들을 대거 영입해

스마트 전기밥솥을 생산했다고 한다.

최근 전기압력밥솥은 유도가열(Induction Heating)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여기에는 전자제어기술과 전기제어기술이 복합적으로 들어가고 열 제어기술과 압력제어기술까지 보태지고

스마트 알고리즘 기능에 마지막으로 위생, 청결 등까지 고객의 요구가 반영된 프리미엄 밥솥이 대세다.

이 중국의 전기밥솥 굴기는 우리나라의 예전 코끼리 전기밥솥 사건을 떠오르게 했다.

이른바 코끼리 밥솥 사건이다.

1983년 해외여행 자유화로 일본 여행 다녀온

부산 주부들이 단체로 일제 코끼리 표 전기밥솥을 사와 사회 문제가 되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코끼리 표 밥솥을 사서 가는 한국인 관광객들의 사진과 함께 기사화하자

국내 언론사는 애국 소비를 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비판 기사를 내보냈다.

사실인지 모르겠으나 당시 높으신 분께서 전기밥솥도 제대로 못 만들면서 아지매들을 욕할 수 있냐?”라는

말씀으로 전기 밥솥기술이 국가과제가 되었다고 한다.

중일전쟁을 벌이던 일본군은 식사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사각형의 나무통에 열선을 두르고 쌀과 물을 넣어 밥을 지었다고

하지만 이는 현대적인 전기밥솥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현대적인 전기밥솥은 1950년대 일본 도시바가 개발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에서는 당시 최고 인기 가전이었다.

1962년을 시대 배경으로 한 홍콩 영화 <화양연화>에서도

일본 출장을 가서 사 온 일제 전기밥솥을 온 동네 사람이 와서 구경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전기밥솥은 밥을 단지 전기로 짓는 기능뿐이 없었다.

해서 밥이가 되면 보온밥통으로 밥을 옮겨 담아야 했다.

그 보온밥통을 만든 회사가 일본말로 코끼리인 조지루시다.

그 후 밥도 짓고 보온도 되는 기능을 합친 전기밥솥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업도

최근 많은 사업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범 기업 일본의 미쓰비시다.

그런데 밥맛을 일정하게 오래 유지하는 첨단기술은 보온병 전문업체인 조지루시 보온병 회사가 최고였으니

어렵지 않게 전기밥솥 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이 밥솥을 어렵게 구해 온 한국 주부들은 뛰어난 밥맛으로 가족의 사랑을 받았다.

이 코끼리밥솥이 아직도 일본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만도 자존심의 전기밥솥 브랜드 따통이 있다. 일본 도시바에서

개발된 두 년 후 1960년에 전기밥솥을 대만에서 최초로 상업화한 기업으로 우리나라 LG의 전신인 금성사처럼 국민 기업이다.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한 때 대만 시장점유율이 95%에 달했고 이 밥솥 모양으로 만든 스쿠터 안전모가 인기 있을 정도이다.

아무튼, 우리나라 전기밥솥 기술개발 사연도 늘 그렇듯이 BTS의 노래처럼 피 땀 눈물이 있다.

1965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기업들이 너도, 나도 전기밥솥을 내놓았지만, 일본 제품을 뛰어넘을 수 없었다.

78년 설립된 성광전자에서 주문자 상표 부착생산방식으로 전기밥솥을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었는데

81년 한 가정집에서 불이 났는데 그 원인이 납품한 밥솥이었다.

이 회사는 이를 계기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93년 독자적인 브랜드를 만들었으나

97년 외환위기를 맞아 98년 부도 위기를 맞게 된다.

그러나 전 직원이 똘똘 뭉쳐서 위기를 극복하고 국내 시장점유율 1위가 된다.

그 성광전자가 오늘날의 쿠쿠전자다.

먹방에서 쿡방까지 다양한 요리 콘텐츠가 인기인 요즘 K-food 열풍도 불고 있다.

지금 넷플릭스 등에서 세계적인 세프가 등장하는 요리 프로그램 주방에

로 시작하는 대한민국 전기밥솥은 필수 아이템이다.

물론 세계 최고의 밥맛을 자랑하는 기술에 한류를 타고

광고모델로 김수현, 장동건, 백종원이 나서니 아시아는 물론 세계인들에게 대한민국의 전기압력밥솥은 인기일 수밖에 없다.

여기서 요즘 우리와 사이가 안 좋은 일본의 처지에서 보면

세계 최초로 자기들이 개발한 전기밥솥을

전통 가마솥까지 연구해 전 세계에 팔고 있는 대한민국에 배가 아플 수밖에 없다.

일본은 반도체, TV, 조선 등에서 대한민국에 같은 패턴으로

상처를 받았는데 최근에는 미국에서 라면, 두부, 만두에 이어

일본의 건강식 낫또도 한국산이 인기라니 일본인들의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수 있겠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소니를 비롯한 일본 전자회사 8개를 합쳐도 삼성전자 시가총액에 못 미친다.

(20194분기 기준)

최근 코로나 방역 대처에도 코리아가 최고라고 전 세계가 외쳐대고,

혐한을 일삼던 일본 50대 이상의 아저씨들도 넷플릭스의 사랑의 불시착’,‘이태원 클라쓰등의

한국드라마에 푹 빠진 형국이란다.

많은 일본 여성들이  정기적으로 한국을 방문해서 즐기던 일상이 무너져 우울하다고 한다.

한국이 위로가 되기도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다시 우리 집 고장 난 전기압력밥솥으로 돌아와서 이 전기밥솥

AS센터가 전국적으로 있다. 휴대전화 AS만큼은 아니지만 밥솥도 고장 나면 큰일이니

 즉각 대응팀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능한 한 한 두 시간 내에 고쳐준다.

이때 들은 AS센터의 기사 아저씨의 말씀이다.

이 전기압력밥솥에는 1년이면 갈아줘야 할 소모품이 여러 개 있는데 이걸 모르고 그냥 계속 사용하시면

최상의 밥맛에서 멀어지게 된다는 사실이다.

전기압력밥솥을 수리하고 처음 지은 밥을 보니 때깔이 다르고 밥도 마르지 않고 오래 유지되었다.

지금 댁내 전기밥솥이 구매한 지 1년 넘었다면 바로 AS센터에 가셔서 점검을 받으시라.

그러면 확실히 달라진 밥맛으로 온 식구가 행복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