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아트 서리본: Pure Gaps 展
사이아트 서리본: Pure Gaps 展
  • 김순아 기자
  • 승인 2019.03.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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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본 'Eri, Going Home', '2018(Inkjet print)' 외
서리본 'Eri, Going Home', '2018(Inkjet print)' 외

작가 스스로 스토리텔러가 되어 픽션과 같은 가상적 상황들을 만들어내는 작업 방식으로 반복된 패턴 이미지에 감춰진 다의성의 세계를 보여준 <사이아트 서리본: Pure Gaps >이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지난 35일부터 10일까지 열렸던 이 전시는 갤러리 사이아트스페이스 우수작가 선정전시회로 작가 서리본의 작품세계를 다뤘다. 오는 58일부터는 서리본 도스갤러리 기획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반복은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에 중대한 역할을 한다. 취향이나 습관, 버릇 성격 등은 어떤 특정한 것의 반복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의복을 선택하는 취향, 옷의 무늬와 반복되는 패턴의 페인팅은 반복적인 행위로 동일성을 유지함으로써 아이덴티티를 구현하고자 하는 의식적인 노력의 상징으로 볼 수 있다. 옷의 색, 소재와 무늬는 마치 사람이 가진 성격과 특질을 시각적으로 구현해낸 것 같아 때로는 그만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하나의 개별적인 존재처럼 보이기도 한다. 작가의 의식과 무의식 속에서 다양한 정체성을 실험하려는 주체에게 에리라는 이름을 붙이고 에리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의상, 소품, 배경 등 극적인 요소를 부여하여 작업하였다. 생동적이고 예민한 초기 정체성의 발현은 아직 외부 환경에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단계에 머물러있다. 다양한 시공간 속에서 강하게 존재를 발하거나 천천히 변화를 감수한다. 외부와의 충돌은 곧 정체성의 소멸이나 급진적인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본래 고유한 패턴이 죽음 혹은 변형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충돌은 사진에 담기고 나면 마찰의 격정성은 줄어들고 그 현상의 최종 목적인 성장의 한 과정으로 정의될 수 있다. 과정의 치열함으로 가려져있는 초기 정체성이 그려내는 의식의 원형을 보다 섬세하게 드러내고 싶었다.”

(출처: 작가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