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장편소설 '그림자 상점'
나를 찾아 떠나는 장편소설 '그림자 상점'
  • 김순아 기자
  • 승인 2022.01.11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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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윤하 작가의 판타지소설
'그림자 상점' 책표지
'그림자 상점' 책표지

 

변윤하 작가
변윤하 작가
장편소설 '그림자 상점' 삽화 (변윤하作)
장편소설 '그림자 상점' 삽화 (변윤하作)

 

 

변윤하 작가는 스스로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오랫동안 나 자신을 미워하며 살았다.

 타인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워지는 잣대를 스스로에게는

엄격하게 세우면서. 소설을 쓰면서

 내 그림자들에게 미안했다.”

작가는 마치 스스로에 상처를 입히고

그 힘으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듯하다.

작가는 꽤 오랜 시간 읽기와 쓰기 몰두해왔다.

그 본능 같은 읽기와 쓰기에 집중하는 동안

작가는 아주 이르게 자신의 한계를 만난다.

결과 혹은 성과로 규정짓는 제도권 문학에의 편입은

사실 요즘 중요하지 않지만,

작가의 욕심은 그런 전통적인 꿈을 키웠다.

소위 만 시간의 법칙에 노력의 성과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지만

2014년 미시간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로

음악 분야에서는 재능이 79% 노력이 21%

실력 차이의 원인으로 밝혀졌다.

결국 재능 있는 사람들에게만 노력이 중요하단 이야기다.

이 재능이 문학으로 넘어올 때는 하나가 더 필요해진다.

문학의 힘은 한마디로 쓸 수밖에 없는

갈급함에서 비롯된다.

이문열 소설가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대구매일> 신춘문예에 단편을 응모했고

도스토옙스키는 도박 빚을 갚기 위해 글을 썼다.

문학은 인간의 상처가 빚는 예술이다.

아무리 깊은 상처가 있어도 재능이 없거나

갈급함이 없다면 문학으로 육화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작가 변윤하는 실제 새벽 기도같은

긴 축적의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작가는 그림자라는 이미지를 세상에 선보인다.

변윤하는 빛과 그림자를 이용한

페이퍼커팅 작품 개인전을 먼저 열었다.

<그림자 상점>에 삽화도 그녀의 페이퍼커팅 작품들이다.

작가에게 그림자는 빛과 그늘’, ‘밝음과 어둠

공존하는 자아의 세계다.

그림자의 이미지가 변윤하 작가 자신인 셈이다.

그렇게 변윤하 작가의 장편소설 <그림자 상점>

세상에 작가의 재능을 증명해준 셈이다.

<그림자 상점>은 젊은이가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그림자 상점>은 작가와 주인공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얽혀있다.

그림자가 3개인 주인공 여리는 아빠의 죽음을 계기로

두 개의 그림자를 끊어냈으나

그 그림자들은 유나와 초라는

사람이 되어 다시 돌아왔다.

유나와 초는 죽어가고 여리의 남은 그림자도 희미해져 가고

있을 때 그들은 <그림자 상점>을 찾아서 모험을 떠난다.

작가는 말한다.

“<그림자 상점>은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자신의

그림자를 마주할 기회가 온다고 생각해요.

그때가 운명적인 순간이고요.

제게도 운명처럼 느껴진 순간들이 있답니다.

그 순간들은 제 삶에 큰 전환점이 되어주었어요,

많은 분이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운명적인 순간들을 잘 받아들이고

더 좋은 방향으로

삶을 바꿔나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어요.”

<그림자 상점>은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문체에

 쉽고 빠르게 읽히는 마치 잘 만든 애니메이션 같은 판타지 소설이다.

이 소설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그림자를 만나는 값진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세상에 나오기 시작한

작가 변윤하의 순수한 문학에의 목마름이

오히려 우리 독자들의 갈증을 풀어줄 것이다.

작가의 차기작을 기대한다.